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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헬십리를 기억하십니까? 헬십리의 1주년 배경화면

♥천사♥ 2013. 5. 16. 15:31
  • ▲ '디아블로3' 1주년 기념 배경화면

     

    2012년 이맘때, 국내 게이머들은 기분 좋은 긴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2012년 5월 15일, 지금으로부터 딱 365일 전 ‘디아블로3’는 장장 12년 간의 침묵을 깨고 출시됐다. 발매 전부터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이슈 메이커로 손꼽힌 ‘디아블로3’는 2012년 상반기를 점령한 주요 타이틀로 손꼽힌다. 과장을 조금 보태 ‘기침만 해도 기사거리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디아블로3’는 당시 가장 뜨거운 이슈메이커로 통했다.

     

    1년 전 이 날을 잠시 회상해보면 기자는 14일 왕십리에서 심야까지 진행된 전야제 행사를 취재한 후, 자정에 맞춰 게임 서버가 열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15일에는 국내 대형마트에 풀린 ‘디아블로3’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게이머들을 취재하기 위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을 방문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5월과 6월 초에는 금요일 저녁부터 ‘혹시 서버가 또 터지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내심 초조해지곤 했다.  

     

    게임메카는 출시 1주년을 맞이한 ‘디아블로3’의 1년 간의 행보를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왕십리와 5000명 그리고 한정판 – <신드롬>

     

    ▲ '디아블로3' 출시 전야 행사에 운집한 팬들

     

    ‘디아블로3’를 회상하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신드롬’이다. 2012년 5월 14일 왕십리에서 열린 출시 기념 행사장에는 약 5000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그 중에는 행사가 열리기 이틀 전인 13일 오전 7시부터 기다린 게이머도 존재한다. ‘디아블로3’의 1호 구매자라는 영광(?)을 차지한 조재우씨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큰 무리 없이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이벤트가 게이머로써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일명 ‘헬십리 사태’라 불린 ‘디아블로3’의 전야제는 그 날 지상파 방송을 탈 정도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게임의 정식 출시일인 5월 15일, 국내 대형마트 곳곳에는 아침 일찍부터 ‘디아블로3’의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해 모인 팬들이 포착됐다. 즉, ‘디아블로3’는 출시 당일 대한민국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이 정도면 해프닝을 넘어 가히 ‘사회 현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5월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간 ‘디아블로 신드롬’은 어디서 기인했을까? ‘남자들에게 디아블로3가 12년 만에 출시되는 것은 여자에게 있어서 12년 만에 샤넬백이 나온 것과 같다’라는 당시 SNS를 통해 퍼진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듯 게임에 대한 기다림과 기대감이 극에 달했던 것이 주된 이유로 손꼽힌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기사화되지 않았을 ‘등급심의 완료’ 등이 토픽에 올랐던 점을 되돌아보면 ‘디아블로3’의 발매를 기다리는 팬들은 게임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즉, ‘디아블로3’는 발매 전부터 직후까지 게이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탄탄대로를 밟아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랬기에 ‘디아블로3’가 출시 이후 그토록 많은 악재에 시달리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악마가 서버에 침투했나? – <악재>

     

    ▲ 많은 이에게 절망을 안겨준 에러 37

     

    ‘디아블로3’가 가장 악재에 시달린 때는 게임이 발매된 5월 중순 이후부터 6월 초까지다. 정식 서버가 열린 5월 15일부터 발생한 접속 장애 이슈는 6월 이후에야 진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서 개선을 권고한 대목은 ‘디아블로3’의 서버 장애가 얼마나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했는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또한 이 ‘접속 대란’으로 인해 블리자드는 PC방 업주와의 법정소송에 휘말릴 위기까지 직면한 바 있다.

     

    각종 버그와 오류도 화제에 올랐다. 발매 직후에 발생한 용병 관련 버그 이후에도 수많은 에러가 보고되며 블리자드가 이에 대한 주의를 공지하기도 했다. 그 중 에러 37이나 에러 3007, 에러 315300 등 대표적인 오류는 한 때 플레이어들이 코드 번호를 외울 정도로 자주 입에 오르내리곤 했다. 최근 북미 서버에서 발생한 ‘골드 복사 버그’는 전작 ‘디아블로2’의 악몽을 연상시키며 주된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계정 해킹 역시 극심했다. 당시 ‘디아블로3’의 공식 포럼에는 해킹 사례를 신고하고 적절한 보상을 원하는 플레이어들의 글이 수시로 발견됐다. 여기에 피해복원 절차를 안내하는 웹툰에 포함된  ‘급하다고 전화하지 말라’, ‘전화를 해도 빨리 도와줄 수 없다’ 등의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출시 전이지만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진행된 ‘디아블로3’ 한정판 증정 이벤트가 사실상 ‘팥소 없는 찐빵’이었다는 사건이 터지며 게이머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룰렛을 돌려 당첨자에게 ‘디아블로3’의 한정판을 증정하겠다는 해당 이벤트의 원본 소스를 분석했다고 밝힌 한 유저는 당첨 페이지를 확인할 수 없다며 행사 자체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사태가 일파만파 퍼진 바 있다.

     

    이 외에도 40레벨 이하의 유저만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블리자드의 기준에 팬들이 반기를 드는 등 5월부터 7월까지 ‘디아블로3’는 다른 의미로 뜨거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심의의 문턱은 높네요 - <지연>

     

    ▲ 심의의 핵으로 떠오른 화폐경매장

     

    때는 2011년 12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게임물등급위원회에 전화를 거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디아블로3’의 심의 통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명 ‘심의도 테스트’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디아블로3’는 타 게임에 비해 힘겨운 통과의례를 거쳤다. 게임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로 자리한 화폐경매장에 대해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엄격한 태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디아블로3’의 한국 버전은 몇 번의 심의 지연 끝에 화폐경매장을 제외한 형태로 발매됐다. 당시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화폐경매장의 사행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으며, 실제로 이를 테스트할 수 없는 환경이었기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현금 거래가 지원되는 새로운 시스템에 조심스럽게 접근한 것이다.

     

    만약 국내에도 ‘디아블로3’의 화폐경매장이 도입되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에 따라 타 게임에도 이와 유사한 거래 시스템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또한 성과에 따라 정체기에 맞이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했을 수도 있었다. 즉, ‘디아블로3’라는 타이틀이 가진 파급력과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요소라는 점이 ‘현금경매장’의 도입 여부를 심도 있게 고민하게 된 이유로 손꼽힌다.

     

    한편 북미, 유럽 등 타 지역에는 서버 불안 이슈가 정리된 6월 12일에 화폐경매장이 도입되어 현재 서비스 중에 있다.

     

    아아, 드디어 빛이 보인다 – <개선>

     

    ▲ '디아블로3'에는 1년 간 총 8번의 패치가 적용됐다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디아블로3’의 행보가 아직 종결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점점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 핵심이다. 블리자드는 발매 후 1년 동안 총 8번의 패치를 진행하며 게임성을 가다듬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최고 레벨 이후 육성 체계를 제공하며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1.04 패치와 PVP 콘텐츠 ‘난투’가 추가된 1.07 패치, 그리고 파티플레이 강화에 목적을 둔 1.08 패치가 주요 내용으로 손꼽힌다.

     

    주목할 부분은 7년 간 ‘디아블로3’의 디렉터로 활동해온 제이 윌슨이 개발팀을 떠난 이후부터 ‘디아블로3’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가 떠난 이후 ‘디아블로3’는 유저들 사이에서 ‘할만한 게임이 되었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각 모드의 난이도와 골드/경험치 획득량, 몬스터 체력 및 각 직업군의 기술 등을 꾸준히 손봐온 점 역시 빛을 발하고 있는 시점이다.

     

    운영 역시 이전보다 호평을 얻고 있다. 앞서 밝힌 북미 서버의 ‘골드 복사 버그’에 대해 블리자드는 문제를 해결한 것은 물론 버그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긴 유저 400명의 수익 전액을 국제 자선단체 칠드런 미라클 네트워크 병원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팬들로부터 적절한 대처라는 평가를 받았다.

     

    즉, ‘디아블로3’는 초반의 암흑기를 뒤집을 반전을 꿈꾸는 중이다. 그렇다면 현재 ‘디아블로3’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어떠한 무기를 손에 쥐고 있을까?

     

    스포일러를 조심하세요 - <반전>

     

    ▲ '디아블로3' 검은 영혼석 영상

     

    ‘디아블로3’의 스토리를 두 글자로 말하자면 ‘반전’이다. 더 길게 말하자면 ‘레아가 사실은 디아블로다’로 압축된다. 이 반전이 시나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데 ‘디아블로3’가 출시되기 며칠 전 이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시네마틱 영상이 유출되며 블리자드가 ‘스포일러 경계령’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현재 ‘디아블로3’는 출시 직후의 암울한 분위기를 반전할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PVP 콘텐츠 ‘투기장’이 기대 요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투기장’은 3 대 3에서 최대 5 대 5까지 다수의 유저가 대결하는 모드로, 지난 6월 전용 맵이 유출되며 팬들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본래 1.1 패치에 도입되기로 예정되었으나 완성도 부족으로 아직도 제작 단계를 밟고 있는 ‘투기장’이 ‘디아블로3’ 유저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요소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 역시 관심사로 떠오른다. PS4 발표 현장에서 최초로 발표된 ‘디아블로3’ 콘솔 버전은 지난 3월에 열린 PAX 이스트 2013 현장에서 시연 버전이 공개되며 1차 검증을 진행한 바 있다. PC 버전을 뛰어넘는 시원스런 타격감과 직관적인 조작, 콘솔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 등이 특징으로 손꼽힌다. 또한 ‘디아블로3’는 소니의 차세대 콘솔 PS4로도 출시를 예정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유저들이 가장 고대하는 부분은 ‘디아블로3’의 신규 확장팩이다. 전작 ‘디아블로2’ 역시 새로운 보스 ‘바알’을 주축으로 한 액트5와 신규 직업군 ‘어쌔신’, ‘드루이드’ 등이 수록된 확장팩 ‘파괴의 군주’를 통해 전성기를 누린 전례가 있다. 또한 형제 게임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역시 확장팩 발매 이후부터 탄력을 받았다. 즉, ‘디아블로3’에도 ‘블리자드 게임은 확장팩부터’라는 공식이 적용되느냐가 관건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디아블로3’의 1주년을 살펴봤다. 잘된 부분도,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거름 삼아 ‘디아블로3’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준비를 갖추고 있다. ‘디아블로3’가 2주년에는 어떠한 기록을 써 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게임 메카